각자도 생사회라는 말을 저도 자주 써요. 이 말은 주로 나쁘게 쓰이는 것 같지만 사실은 좋은 면과 나쁜 면이 모두 존재하는 것 같아요. 다만 한국 사회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은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노인 자살에 대해서는 나아질 수 있다면 사회적 담론이 좀 더 일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습니다. 저도 한국의 노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연령대별 노인 자살률은 ▲60대 33.7명(10만 명당) ▲70대 46.2명 ▲80세 이상 67.4명으로 OECD 평균(60대 15.2명, 70대 16.4명, 80세 이상 21.5명)보다 2.2배, 2.8배, 3.1배씩 높아졌습니다. 2위인 리투아니아(60대 29.8명), 슬로베니아(70대 35.2명, 80세 이상 58명)는 물론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 이탈리아와도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헬스조선 각자도 생사회라는 말을 저도 자주 써요. 이 말은 주로 나쁘게 쓰이는 것 같지만 사실은 좋은 면과 나쁜 면이 모두 존재하는 것 같아요. 다만 한국 사회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은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노인 자살에 대해서는 나아질 수 있다면 사회적 담론이 좀 더 일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습니다. 저도 한국의 노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연령대별 노인 자살률은 ▲60대 33.7명(10만 명당) ▲70대 46.2명 ▲80세 이상 67.4명으로 OECD 평균(60대 15.2명, 70대 16.4명, 80세 이상 21.5명)보다 2.2배, 2.8배, 3.1배씩 높아졌습니다. 2위인 리투아니아(60대 29.8명), 슬로베니아(70대 35.2명, 80세 이상 58명)는 물론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 이탈리아와도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헬스조선
각자의 도사 사회 저자 송병기 출간 아크로스 출간 2023.02.15. 각자의 도사 사회 저자 송병기 출간 아크로스 출간 2023.02.15.
생명은 연장됐지만 한국 노인들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자살한다. 사람들은 미래에 죽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죽지 못하고 사는 것을 두려워한다. 또 생명은 늘었지만 일하다 죽는 사람이 한 해 2000명이 넘는다. 각자의사회 by 송병기 생명은 연장됐지만 한국 노인들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자살한다. 사람들은 미래에 죽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죽지 못하고 사는 것을 두려워한다. 또 생명은 늘었지만 일하다 죽는 사람이 한 해 2000명이 넘는다. 각자의사회 by 송병기
사실 저는 죽는 것보다 아픈 것이 무서워요. 죽지 않고 살 것인가 하는 공포는 아직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만,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존엄한 보살핌과 임종을 원하는 사람은 돈이 많거나 운(가족운, 간병인운 등)이 좋아야 한다. 생애 말기의 보살핌 앞에서 그렇게 사람들은 각자 도생, 혹은 각자 도사하고 있다. p25 저출산 고령화로 명명되는 시대에 경제활동을 하지 않거나 경제력이 약하거나 부양자가 없거나 국가 재정을 약화시키는 인구, 즉 ‘의존적 노인’은 문제가 된다. p39 노년이 불평등한 삶의 형태로 나타나는 세계에서 노화와 죽음은 공포의 대상이다. 지금부터라도 노인을 돌봐야 한다. 저출산 고령화라는 틀. 생산가능인구 증가가 노인 돌봄 개선으로 이어진다는 맹신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 논의는 고령자를 자유롭고 평등한 시민으로 인정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p44 온갖 윤리적 수사로 뒤덮인 그 돌봄의 대상은 노인들의 생명 그 자체다. 간호사와 요양보호사는 정해진 시간에 콧대를 통해 노인들에게 수분과 영양을 공급하고 기저귀를 관리하며 욕창을 예방한다. 숨쉬고 먹는 콧구멍을 가진 존재로 전락한 노인들은 10여 년의 조용한 와상생활 끝에 자연사한다. 이처럼 간호사와 요양보호사는 무연고 노인들의 생명을 존중하고 있다. 이 ‘생명 존중’이 곧 요양원의 운영 원리이자 질서다. A노인요양원 간호부장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선생님도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 요양원에 입소할 수 있는데, 그때 여기 노인들처럼 음식을 섭취하지 못해서 비위관 삽입을 하게 된다면 어떻게 생각하세요?” 간호부장은 수줍게 웃으며 대답했다. 아, 저는 절대 싫어요. 나는 이런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나이가 들면 사전 의료의향서를 꼼꼼히 적어둘 것입니다. 가족들에게도 내 생각을 분명히 얘기해 둬야지.”p81약대병원은 환자와 보호자에게 매우 불안한 곳이었고, 의료진에게는 매우 바쁜 직장이었다. 말기 의료 결정에 필요한 여유와 상호 신뢰를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p100 2022년 12월 기준 ‘사전연명의료의향서’의 등록자 수는 약 153만 명이며, ‘연명의료계획서’의 등록자 수는 약 10만 명이다. 병원에서 죽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연명의료가 내 삶의 끝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즉 내 뜻이 반영된 삶의 마무리를 고민하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다. p116 건강한 몸을 정상으로 여기고 질병으로 취약한 몸에 낙인찍는 인식을 갱신해야 한다. 오늘날 웰다잉의 유행은 그만큼 사람들이 잘 죽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이며, 죽음이 개인의 노력으로 대비해야 할 일이 되었다는 방증이다. p21770년대 60세 정도였던 기대수명은 과학기술의 발달로 현재 80세를 넘어섰다. 생명은 연장됐지만 한국 노인들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자살한다. 사람들은 미래에 죽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죽지 못하고 사는 것을 두려워한다. 또 생명은 늘었지만 일하다 죽는 사람이 한 해 2000명이 넘는다. 또 생명은 연장됐지만 그 생명(노인 산모 환자 어린이 장애인 등)을 집안에서 돌보는 일은 대부분 여성이 맡고 있다. p241 각자의 도사사회(존엄한 죽음을 가로막는 삶의 조건을 성찰하다) by 송병기(의료인류학자) 사실 저는 죽는 것보다 아픈 것이 무서워요. 죽지 않고 살 것인가 하는 공포는 아직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만,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존엄한 보살핌과 임종을 원하는 사람은 돈이 많거나 운(가족운, 간병인운 등)이 좋아야 한다. 생애 말기의 보살핌 앞에서 그렇게 사람들은 각자 도생, 혹은 각자 도사하고 있다. p25 저출산 고령화로 명명되는 시대에 경제활동을 하지 않거나 경제력이 약하거나 부양자가 없거나 국가 재정을 약화시키는 인구, 즉 ‘의존적 노인’은 문제가 된다. p39 노년이 불평등한 삶의 형태로 나타나는 세계에서 노화와 죽음은 공포의 대상이다. 지금부터라도 노인을 돌봐야 한다. 저출산 고령화라는 틀. 생산가능인구 증가가 노인 돌봄 개선으로 이어진다는 맹신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 논의는 고령자를 자유롭고 평등한 시민으로 인정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p44 온갖 윤리적 수사로 뒤덮인 그 돌봄의 대상은 노인들의 생명 그 자체다. 간호사와 요양보호사는 정해진 시간에 콧대를 통해 노인들에게 수분과 영양을 공급하고 기저귀를 관리하며 욕창을 예방한다. 숨쉬고 먹는 콧구멍을 가진 존재로 전락한 노인들은 10여 년의 조용한 와상생활 끝에 자연사한다. 이처럼 간호사와 요양보호사는 무연고 노인들의 생명을 존중하고 있다. 이 ‘생명 존중’이 곧 요양원의 운영 원리이자 질서다. A노인요양원 간호부장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선생님도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 요양원에 입소할 수 있는데, 그때 여기 노인들처럼 음식을 섭취하지 못해서 비위관 삽입을 하게 된다면 어떻게 생각하세요?” 간호부장은 수줍게 웃으며 대답했다. 아, 저는 절대 싫어요. 나는 이런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나이가 들면 사전 의료의향서를 꼼꼼히 적어둘 것입니다. 가족들에게도 내 생각을 분명히 얘기해 둬야지.”p81약대병원은 환자와 보호자에게 매우 불안한 곳이었고, 의료진에게는 매우 바쁜 직장이었다. 말기 의료 결정에 필요한 여유와 상호 신뢰를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p100 2022년 12월 기준 ‘사전연명의료의향서’의 등록자 수는 약 153만 명이며, ‘연명의료계획서’의 등록자 수는 약 10만 명이다. 병원에서 죽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연명의료가 내 삶의 끝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즉 내 뜻이 반영된 삶의 마무리를 고민하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다. p116 건강한 몸을 정상으로 여기고 질병으로 취약한 몸에 낙인찍는 인식을 갱신해야 한다. 오늘날 웰다잉의 유행은 그만큼 사람들이 잘 죽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이며, 죽음이 개인의 노력으로 대비해야 할 일이 되었다는 방증이다. p21770년대 60세 정도였던 기대수명은 과학기술의 발달로 현재 80세를 넘어섰다. 생명은 연장됐지만 한국 노인들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자살한다. 사람들은 미래에 죽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죽지 못하고 사는 것을 두려워한다. 또 생명은 늘었지만 일하다 죽는 사람이 한 해 2000명이 넘는다. 또 생명은 연장됐지만 그 생명(노인 산모 환자 어린이 장애인 등)을 집안에서 돌보는 일은 대부분 여성이 맡고 있다. p241 각자의 도사사회(존엄한 죽음을 가로막는 삶의 조건을 성찰하다) by 송병기(의료인류학자)
좋은 죽음은 좋은 사회에 대한 고민과 분리할 수 없다. 각자의사회 by 송병기 좋은 죽음은 좋은 사회에 대한 고민과 분리할 수 없다. 각자의사회 by 송병기
돈보다 생명이 중요하다는 것은 상식이고 진리인데 현실 세계에서는 참 어려운 것 같아요. 국가 재정을 약화시키는 인구, 즉 ‘의존적 노인’이 되는 생활 조건이 있었을까요? 그 부분이 해결되는 것이 좋습니다만, 지금의 의식 수준으로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의존적 노인에 대한 나 자신의 부정적 판단에 대한 자각의식이 완전하지 않은 의존적 노인을 자유롭고 평등한 동료시민으로 인정하는 건강한 몸을 정상으로 생각하고 아프고 취약한 몸으로 낙인찍는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내가 가지고 있는 디폴트 세팅을 업데이트해야겠네요. 돈보다 생명이 중요하다는 것은 상식이고 진리인데 현실 세계에서는 참 어려운 것 같아요. 국가 재정을 약화시키는 인구, 즉 ‘의존적 노인’이 되는 생활 조건이 있었을까요? 그 부분이 해결되는 것이 좋습니다만, 지금의 의식 수준으로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의존적 노인에 대한 나 자신의 부정적 판단에 대한 자각의식이 완전하지 않은 의존적 노인을 자유롭고 평등한 동료시민으로 인정하는 건강한 몸을 정상으로 생각하고 아프고 취약한 몸으로 낙인찍는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내가 가지고 있는 디폴트 세팅을 업데이트해야겠네요.